나의 이야기

코레일 TTS(보이스웨어) 안내방송. 무엇이 문제일까?

dy86411 2018. 5. 17. 16:37


 

 

코레일 TTS(보이스웨어) 안내방송. 무엇이 문제일까?



최근 코레일이 운영하는 광역전철 4개 노선.

수인선, 경강선, 동해선, 광명셔틀 열차의 안내방송이

TTS(보이스웨어) 방송으로 교체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여기서 TTS 방송이란 성우가 녹음한 방송이 아닌

음성조합 기계가 만들어낸 음성을 방송하는 것으로

흔히 '보이스웨어'라고 많이 부릅니다.


* 보이스웨어는 TTS 제작업체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스팸, 퐁퐁, 초코파이 등 사람들에게 고유명사처럼

불리는 '사실상의 표준'에 해당됩니다.



그렇다면 그 문제의 안내방송을 한 번 들어볼까요?

위 영상은 코레일이 운영하는 수인선의 종착역 안내방송과

운행시작 안내방송을 담은 영상입니다.


종착역 안내방송은 1분 52초 부터,

운행시작 안내방송은 3분 16초부터 나옵니다.


아무래도 기계가 만들어낸 음성이라 그런지

성우가 녹음한 방송보다는 확실히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 광역철도 안내방송 시스템 개선(안) <코레일 제공>


그렇다면 코레일은 왜 안내방송을 TTS로 교체한걸까요?

먼저 안내방송 교체에 대한 비용과 시간이

과다하다는 점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17년도 기준으로 안내방송 녹음으로 인한

성우섭외 비용은 10분 당 110만원 꼴로 집계되었고


성우녹음 부터 시작해서 편집, 적용까지

1달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신속한 반영은 물론 이례사항 발생시

즉각적인 방송이 어렵다는 한계가 드러났죠.


- 광역철도 안내방송 시스템 개선(안) <코레일 제공>


그래서 이번에 코레일이 4개 노선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TTS 안내방송을 적용하게 된 것입니다.


성우녹음 방송에 더해 승무원 방송까지

모두 TTS로 교체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시범적용 후 문제점을 보완한 다음 코레일이 운영하는

모든 노선에 확대적용할 예정입니다.


다만 원래 계획은 3~4월 시범적용이였는데

문제가 있었는지 5월부터 보이기 시작했네요.


- TTS 안내방송에 대한 반응들. 프로필 사진과 닉네임은 비공개 처리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대중교통 영상 공작소'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TTS 안내방송에 대한 반응들을 살펴보자면

전체적으로 이질감, 어색함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TTS는 컴퓨터로 만들어진 목소리를 바탕으로

수많은 음성을 조합해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의 목소리보단 어색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수인선 남동인더스파크역 같은 경우 띄어쓰기마저

무시된 채로 송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 영상의 59초부터 보시면 영문 방송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영문 방송문안 중 'This stop is Namdong Induspark'와

'This station number is K256' 문안이 원래는

서로 간격을 두고 방송되는게 맞지만


어째서인지 이들이 띄어쓰기 없이 바로 이어져 나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코레일의 궁극적인 TTS 방송 도입 목적은

비용을 최소화 하고 신속성을 높여서 이용객들에게

더 나은 안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질적인 기계음이 과연 이용객들로 하여금

성우 방송보다 더 좋은 안내를 해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TTS 방송이 단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TTS 방송은 성우 방송과는 달리 제작 속도가 빨라

이례적인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 영상은 오래전부터 TTS 방송을 써왔던

신분당선이 미개통 상태였던 미금역의

시운전 정차를 했던 모습을 촬영한 것입니다.


영상의 1분 15초부터 보면 1주일이라는 짧은

시운전 기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TTS 방송으로

관련 안내가 상세하게 나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한편 변경된 안내방송 문안은 간결화를 통해

보다 더 직관적인 안내가 된다는 순기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기존에는 '왕십리나 죽전, 수원 방면으로 가실

고객께서는 이번역에서 분당선으로 갈아타시기

바랍니다.' 식으로 나온 반면


변경된 것은 '분당선으로 갈아타실 고객께서는

이번역에서 내리시기 바랍니다.'로 줄었습니다.


약 15자 가량이 줄어들었고 '분당선 환승'

이라는 핵심내용을 먼저 말해 듣는이로 하여금

청독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죠.



또한 영문 방송에선 역 번호를 언급한다는 것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되기에 충분합니다.


역 번호는 국내에선 그다지 활용이 되지 않고 있으나

해외에서는 초행길인 이용객이 자신이 내릴

역이 몇 정거장 남았는지 확인하는 지표로


이미 대중화 되었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경우 2020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기존에 역 번호가 없던 노선에서 역 번호를 도입하고

주요역에는 영문 약자까지 부여하였죠.


* 도쿄 = TYO, 신주쿠 = SJK, 에비스 = EBS 이런 식


그러한 역 번호를 안내방송으로 직접 말해주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에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높게 평가할 만 합니다.



코레일의 TTS 안내방송은 분명 여러가지

문제가 보이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단점이 있는 반면 장점 역시

나름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무작정 듣기 싫으니

없어져야 된다는 생각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도입 초기여서 안 좋은 점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어서 보이고 있긴 하지만 충분한 보완을

통해 개선한다면 장점을 살릴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 추세라면 6월 중으로 다른 노선에서도

TTS 방송이 도입될 듯 합니다만 일단 지켜봐야겠습니다.






  일주일전 20시경 대중교통 공작소 : 네이버 블로그에서 D군이 작성된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