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영화 -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에 대하여

dy86411 2019. 5. 27. 21:07


 작년 11월 20일 0시 31분경 #명품커피 : 네이버 블로그에서 메이븐커피로스터스가 작성된 글이었습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원작이란 것을 영화를 다 본 후에 알게 되었네요. 

소설은 보통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대표할 수 있는 한 사람을 설정하여 그를 해부하고 수술하고 회복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파트리크의 좀머씨 이야기,는 이차세계대전을 겪은 주인공을 다루었는데 그 심리를 어찌나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게 그려냈는지 그 세밀함이 너무나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잊혀지지 않을 지경이었죠~ㅎㅎ



향수의 주인공인 장 바티스트는 사람이 정상적인 사랑을 받지 못할 때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 보여주더군요. 
장은 생선장수인 미혼모의 5번째 사생아로, 앞에 태어난 4명의 아이들처럼 바로 생선쓰레기 더미속에 버려집니다. 
장의 어머니는 생선쓰레기속에서 죽은 4명의 아이들처럼 장도 죽게 될 줄 알았는데 장의 끈질긴 생명력으로 아이들을 무시로 죽인 일이 탄로가 나고 교수형을 당합니다.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교수형에 세운 장은 
고아원에 가서도 대개 1년 안에 대거 병들고 죽는데 살아남죠. 고아원에서 가죽염색 공장으로 헐값에 팔려가는데 염색공장의 작업환경이 하두 열악해서 거의가 1년 안에 죽는다는데 거기서도 살아남죠~ㅎㅎ

특별한 운명으로 태어났음을 보여주는 설정으론 장을 가죽장사에게 팔아먹은 유치원장, 
향수장사에게 팔아먹은 가죽장사,
장이 만들어준 향수로 엄청 부자가 된 향수장사,
이들은 모두 장과 헤어짐과 동시에 바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거죠~ㅎㅎ

장이 여자들을 죽이기 시작한 이유는 이랬습니다.
가죽 배달을 나갔다가 넘 향기로운 여자, 과일을 파는 처녀에게서 나는 천상의 냄새를 맡고 그 여자를 추적합니다.
천재적인 후각의 소유자인 장은 여자를 놓쳤지만 후각의 뛰어남으로 여자를 찾아냅니다. 
일반적이고 정상적으로 성장했더라면 여자의 냄새가 사랑하고 싶은 맘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겠지만 장에겐 그 연결고리가 결핍되어 있습니다.
부모 밑에서, 또는 그 비슷한 사랑을 받고 살아본 적이 없었던  것이죠.

장은 그 여자의 향기가 천상의 향기처럼 느껴지고 성적인 사랑은 모르는 채 그 향기만을 영원히 소유하고 싶은 엄청난 욕망에 사로잡힙니다.

주세페 발디디, 향수 장사를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했네요.
주세페는 30년간을 향수 장사를 했습니다.
한때 히트친 향수를 만든 적이 있었으나
오랫동안 장사가 되지 않아 몹시 힘듭니다.

장 바티스트는 가죽 배달을 하러왔다가 그에게 기가 막힌 향수를 만들어줍니다. 
가죽염색장이에게 장을 싼값으로 사들인 주세페가 이제 그의 마스터입니다. 
그의 주인이 된 주세페에게 장은 과일을 팔던 아가씨의 향기를 잊을 수가 없고 그 향기를 소유하길 갈망하는 터라 그 비법을 주세페에게 묻습니다.
주세페는 장을 이용해 큰돈을 벌기 위해 거짓말로 가능하다고 얼버무립니다.

주세페는 장이 만들어준 향수로 어마어마한 부를 형성합니다. 그러나 장이 고양이로 향수를 만들자 크게 야단을 칩니다.
인간이나 고양이로는 절대 향수를 만들 수 없다고 하자
장은 살길 포기하고 앓아 눕습니다.
의사가 왕진 와서 얼마 못 살고 죽을 거란 진단을 내립니다.
얼굴에 검은 버섯이 잔뜩 피어나 있고 영낙없이 곧 죽게 생겼네요~ㅎㅎ

주세페가 거짓말로 여인의 향기를 만들 수 있다고, 일단 그에게 거짓 희망을 안겨주어 병석에서 일어나게 합니다. 
그라스, 라는 향수의 낙원에선 그 일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희망을 품은 장은 주세페가 떼돈을 벌수 있도록 수천가지 향수를 만들어주고 주세페 곁을 떠납니다.

그라스로 가는 길에서 장은 마차를 타고 지나가는 귀족 여인의 향기에 취하게 됩니다.
장은 이 여인의 냄새를 추적해 그녀가 사는 집까지 찾아옵니다.
정말 천재적인 후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ㅎㅎ

달리는 마차에서 나는 향기를 맡고 그 향기의 근원지인 귀족 여인의 집 앞까지 찾아온 그가 마치 4차원의 존재처럼 섬찟합니다.

정말 잘 된 설정이라고 생각하는 건 귀족여인 (로라)의 아버지가 딸의 안위를 몹시도 걱정하는, 걱정의 도가 지나친 아버지 캐릭터입니다.

강제로 귀족에게 결혼을 시키려는 아버지의 뜻에 반대하는 로라는 몇번이나 장에게 잡힐 뻔 했는지 모릅니다.
로라를 잡는 일이 실패될 때마다 로라 대신, 다른 미혼의 미색의 여자들이 희생됩니다.
경찰은 엉뚱한 범인만 잡고 범인이 잡혔다는데도 여자들은 끊임없이 연쇄적으로 살해되고 있습니다.

살해된 여자 중에 애완견을 키우는 창녀가 있었는데 자기 주인의 냄새를 알고 있는 개때문에 장의 범행이 들어나게 됩니다. 
뛰어난 후각을 인정받아 꽃으로 퍼퓸을 만드는  작업실에서 작업하던 장은 살해한 여자들을 증류수에 넣고 향수를 만들어왔었죠.

개가 땅을 파서 자기 주인의 옷을 꺼내는 것을 보고 땅을 파자 땅속엔 그가 죽인 수많은 여자들의 시신이 나옵니다.

아버지는 여자들이 희생될 때마다 딸 로라가 걱정되고 끝내 범인이 로라를 찾아낼 거라는 불안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아버지는 로라를 남자로 변장시켜 말에 태워 
먼 곳으로 도망가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장은 로라의 향기를 맡으며 기어이 뒤쫓아 따라오고 그녀가 숨은 호텔을 알아냅니다.

몇번이나 자다가 깨는 둥, 딸을 필사적으로 지키려는 아버지의 엄청난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데 그 이유는 장이 만든 퍼퓸의 향기가 간단하게 사람들을 깊은 잠에 떨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향기에 깊은 잠이 든 아버지는 문득 딸의 안위가 걱정되어 소스라치며 일어나 딸의 방문을 열죠. 아버지는 딸의 머리가 깍여있고 벌거벗겨져 있음을 봅니다~!
아버지의 불길한 예감이 적중되었네요.

장은 호텔에서 멀지 않은 숲에서 로라의 향수를  만들고 있는데 경찰이 그를 에워쌉니다.

장 바티스트는 형장에 끌려나와 사형을 당할 예정입니다. 
광장에 그의 죽음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 있습니다.
장은 사형장에 끌려가면서 허리춤에 향수를 지참합니다.

마침내 형장에 도착한 장,
갑자기 사형집행인이 검은 가면을 벗어내고 그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애원을 합니다. 그가 죄없이 이곳에 끌려왔다는 것입니다. 

향수에 취해 환각상태에 빠진 것은 사형집행인만이 아니었습니다. 
장이 지참해 온 향수를 수건에 몇방울 떨어뜨리고 군중들을 향해 날리자 순식간에 광장의 모든 사람들이 환각상태에 빠지면서 옷을 벗고 나체가 되어 사랑을 나누기 시작합 니다. 

어찌 이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지, 
이런 설정을 한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게 느껴지더군요~!ㅎㅎ

장은 사랑의 도가니에 빠진 사람들을 보면서 자기가 처음 죽인 과일 파는 아가씨의 향기에 미치도록 이끌렸던 것은 사랑을 나누고 싶었던 바램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자기 맘속의 욕망의 정체를 알게 된 장은 자기가 태어나 첨으로 뒹굴었던 생선쓰레기 장으로 옵니다. 
그가 가지고 온 퍼퓸은 시장 사람들의 광적인 관심을 끌게되고 사람들이 그를 겹겹이 에워싸죠. 
그곳에서 장이 죽는다는 암시만으로 엔딩이 됩니다~~^^


극단적인 표현이라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정말 놀라운 소설가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가 그의 원작이라니 꼭 소설로 읽어봐야겠어요.
후각에 대한 남다른 묘사가 섬세하게 되어있다는 데 몹시 궁금하네요.
영화에선 장이 천재적인 후각의 소유자라고 묘사되지만 정작 그의 후각을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경험은 할 수 없죠.
오직 소설에서만 그 경험에 동참할 수가 있는 거죠~~~~!^^